

[공동취재=최점주·박관섭·문윤진 기자] 5·18민주화운동의 아픔과 민주주의를 향한 염원을 시와 그림으로 되새기는 시화전이 무안에서 막을 올렸다.
‘오월, 기억을 건너다’를 주제로 한 전남 5·18민주항쟁 시화전이 28일 전남광주특별시 무안청사 1층 윤선도홀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11월 3일까지 이어지며, 5·18민주화운동 공로자들의 목소리와 국내외 시인·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전남의 오월을 돌아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5·18과 세계의 시인들’을 부제로 한 이번 시화전은 광주뿐 아니라 목포를 비롯한 전남 각 지역에서 펼쳐진 5·18민주화운동의 기억을 문학으로 조명한다. 당시 항쟁에 참여했던 이들의 역할과 희생을 기록하고, 그 의미를 오늘의 세대와 나누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역사의 현장을 직접 살아낸 5·18민주화운동 공로자들의 시다. 황은환의 ‘깨어난 대한민국’ 등에는 민주주의를 향한 의지와 굴종을 거부하는 정신이 담겨 있다. 당사자들이 직접 쓴 작품을 통해 관람객은 역사를 기록한 문장을 넘어, 그 시간을 살아낸 사람들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공로자들의 기억은 동시대 시인들의 작품으로 이어진다. 박관서 시인의 ‘광주행’은 광주로 향하는 여정 속에 저항과 슬픔의 기억을 겹쳐 놓는다. 도종환 시인이 전한 “내 인생은 광주 이전과 광주 이후로 바뀌었다”는 메시지도 5·18민주화운동이 개인의 삶과 우리 사회에 남긴 깊은 흔적을 되새기게 한다.
이번 시화전에는 도종환·황지우·안도현·곽재구·최두석 시인 등을 포함한 국내 시인 31명과 해외 작가 5명 등 모두 36명이 참여했다. 벨라루스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팔레스타인의 아흘람 브샤라트, 아르헨티나의 마리아 로사 로호, 시에라리온의 이스마엘 베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주킬레 자마 등 세계 작가들의 작품과 메시지도 함께 소개된다.
기획·총괄을 맡은 정희정 시인은 “기억은 저절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날의 아픔과 서로를 지킨 마음까지 온전히 건넬 때, 오월은 다음 세대의 기억으로 이어진다.” 고 말했다.
서로 다른 역사와 현실에서 나온 작품들은 자유와 존엄, 저항과 평화라는 가치를 통해 전남의 오월과 만난다. 지역의 역사에서 출발한 기억을 세계의 문학과 연결해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더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게 한다.
시와 함께 전시 공간을 채우는 그림도 눈길을 끈다. 방지연 작가는 수묵삽화로, 조혁일 작가는 선묘삽화로 재능기부에 참여했다. 시가 불러낸 인물과 사물, 오월의 풍경을 그림으로 옮긴 작품들은 과거의 기억을 지우지 않으면서 오늘의 감각과 질문을 더한다.
전시 내용을 담은 시집 ‘5·18과 세계의 시인들’도 발간돼 전시 기간 관람객에게 무료로 배포된다. 시집에는 5·18민주화운동 공로자들의 작품과 국내 시인들의 시, 세계 작가들의 메시지가 함께 수록됐다.
이번 시화전은 전남 5·18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전남도지부가 주관하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한국작가회가 후원한다.
‘오월, 기억을 건너다’라는 제목에는 항쟁을 직접 겪은 이들의 기억을 다음 세대에 전하고, 전남의 역사를 전국과 세계가 함께 나누도록 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시와 그림으로 되살아난 오월의 목소리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민주주의와 인간의 존엄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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