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싱한 생선들이 좌판에 가지런히 놓여 손님을 기다린다. 사진=문윤진
보기만 해도 집밥 생각이 나는 먹음직스러운 반찬. 사진=문윤진
다양한 연장과 생활용품들이 가득해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만물상. 사진=문윤진
무안에서 직접 농사지은 싱싱한 농특산물. 사진=문윤진
고소한 냄새에 이끌린 손님들로 튀김가게 앞에 긴 줄이 늘어서있다. 사진=문윤진

무안군 일로읍에 자리한 일로5일장은 단순한 재래시장이 아니다.

1770년 편찬된 『동국문헌비고』에 기록된 우리나라 최초의 지방 장시인 ‘남창장’의 명맥을 잇는 역사적인 공간으로, 오랜 세월 지역민의 삶과 함께해 온 전통시장이다.

매월 1일과 6일 장이 서는 이곳은 수백 년의 세월 동안 지역민의 애환과 삶을 품으며 무안 지역경제의 든든한 뿌리 역할을 해왔다.

장이 서는 날이면 게르마늄이 풍부한 황토에서 자란 양파와 고구마, 마늘 등 무안의 대표 농특산물이 장터를 가득 메운다. 인근 해안에서 갓 잡아 올린 뻘낙지와 제철 수산물도 장터에 활기를 더한다.

장터 골목 곳곳에 자리한 노포와 난전에는 서민들의 고단한 삶과 따뜻한 정이 고스란히 배어 있어 일로5일장의 오랜 세월을 느낄 수 있다.

펄떡이는 생선과 싱싱한 채소, 투박하게 썰어낸 두부와 물기 머금은 콩나물을 내놓은 고령 상인들의 주름진 손에는 수십 년 세월의 애환이 묻어난다.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튀김가게와 감칠맛 나는 반찬가게, 짭조름한 젓갈가게는 오랜 세월 무안 군민의 밥상을 책임져 온 살아 있는 역사다.

형형색색의 옷과 튼튼한 신발을 늘어놓은 난전, 낫과 호미부터 각종 공구까지 갖춘 철물점, 달콤한 향을 풍기는 과일가게가 어우러져 일로장만의 넉넉하고 정겨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특히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들고나온 시니어 농업인들에게 일로5일장은 정직하게 땀의 대가를 얻는 경제활동의 장이자 소중한 생계 터전이다.

하지만 일로5일장이 과거의 향수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무안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때, 일로5일장은 시니어들의 경제적 자립과 세대 간 교류를 지원하는 지역 거점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무안국제공항과 항공특화산업단지, 남악·오룡 신도시 등 지역의 주요 인프라와 연계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전통시장의 원형과 노포의 온기를 보존하면서도 청년 세대와 외지 관광객이 기꺼이 찾을 수 있는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발전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노후화된 시장 시설을 정비하고 고령 상인들의 이용 편의를 높이는 한편, 청년 상인과 지역 예술·문화 콘텐츠를 접목한다면 일로5일장은 세대를 연결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무안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거대 상권과 온라인 쇼핑의 확산으로 전통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일로5일장만이 가진 오랜 역사성과 시니어 커뮤니티로서의 가치를 현대적인 문화·관광 자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일로5일장이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는 시장을 넘어, 현재와 미래의 세대가 함께 찾고 머무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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