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취재=박천행·이금숙 기자] 8월 29일 오후 5시, 한낮의 뜨거운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무안황토갯벌랜드. 폭염에도 불구하고 무안갯벌탐방다리 걷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로 행사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모자와 양산으로 햇볕을 가리고 손선풍기를 든 참가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출발선에 모여 1.5km에 이르는 데크길을 걸을 준비를 마쳤다.
잠시 후 참가자들이 일제히 발걸음을 내디뎠다.
제12회 무안황토갯벌축제가 이날 무안황토갯벌랜드 일원에서 막을 올렸다. ‘갯벌이 살아있다’를 주제로 9월 6일까지 9일간 열리는 이번 축제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무안갯벌의 생태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생태·체험형 축제로 마련됐다.
폭염 속에서 만난 1.5km 갯벌탐방다리
개막일 가장 눈길을 끈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는 1.5km 무안갯벌탐방다리 걷기대회였다.
국내 최장급 보행 목교로 알려진 이 데크길은 갯벌 위로 길게 이어져 있어 참가자들이 바다와 갯벌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걸을 수 있다. 이날 걷기대회는 무안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행사와 함께 진행됐다.
출발할 때만 해도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었지만 참가자들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데크길에 들어서자 육지에서 바라보던 갯벌과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바다와 갯벌 사이를 따라 걸으며 사방으로 펼쳐진 자연을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었다.
걷다 잠시 멈춰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고, 가족끼리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걷는 모습도 보였다. 어린이들은 신기한 듯 바다와 갯벌을 바라봤고, 어른들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1.5km라는 거리는 숫자로는 짧아 보일 수 있지만, 갯벌 위를 직접 걸어보면 결코 평범한 산책길이 아니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 갯벌, 바다와 육지가 맞닿은 풍경, 그곳에서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이 걷는 내내 눈길을 끈다.
특히 이 길은 단순한 관광 산책로를 넘어 무안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생태체험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갯벌은 겉으로 보면 그저 넓게 펼쳐진 진흙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낙지와 칠게, 짱뚱어 등 다양한 생명이 살아간다. 바다와 육지를 연결하고 수많은 생물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소중한 생태계이자 자연유산이다.
축제의 주제인 ‘갯벌이 살아있다’는 말도 1.5km 데크길을 직접 걸어보면 더욱 실감난다.
갯벌에서 분재까지, 자연을 만나는 시간
무안황토갯벌랜드에서 만나는 자연의 이야기는 갯벌에만 머물지 않는다.
축제장을 찾았다면 분재관도 둘러볼 만하다. 작은 화분에 담긴 나무 한 그루마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나무의 생명력과 자연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분재관을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고(故) 문형열 박사다.
고(故) 문형열 박사는 분재와 나무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분재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리는 데 힘써온 인물로 소개되고 있다.
넓고 광활한 갯벌과 작은 화분 속 한 그루의 나무는 겉모습부터 다르지만, 그 안에는 자연과 생명을 소중하게 바라보는 시선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갯벌에서는 바다의 생명을 만나고, 분재관에서는 한 그루 나무에 담긴 세월과 생명의 이야기를 만나는 것이다.
보는 축제에서 체험하는 축제로
이번 무안황토갯벌축제는 공연과 먹거리 중심의 축제에서 벗어나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갯벌 장어 잡기와 운저리 바다낚시, 갯벌 생태체험, 칠면초 맨발 걷기 등 갯벌의 생태와 자연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물놀이와 생태체험 공간도 운영된다.
무엇보다 이번 축제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무안갯벌의 가치를 지역민과 관광객이 직접 체험해보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폭염 속에서도 참가자들이 1.5km 데크길에 오른 것은 단순히 걷기 위해서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바다 위를 걸으며 갯벌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가족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며, 무안에 이처럼 소중한 자연유산이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8월 29일 오후 5시, 뜨거운 햇볕 아래 시작된 발걸음은 어느새 무안갯벌의 풍경 속으로 이어졌다.
폭염도 막지 못한 1.5km의 발걸음
그 길에서 만난 것은 단순한 갯벌 풍경만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무안의 자연이었다.
제12회 무안황토갯벌축제는 9월 6일까지 무안황토갯벌랜드 일원에서 계속된다.
이번 축제가 아름다운 갯벌을 보고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무안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되새기고 소중한 자연유산을 어떻게 지켜갈 것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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