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취재=이금숙·양기홍·정병수 기자] 무안읍 치유의숲길 40번지. 초당대학교 옆에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자동차로 5분가량 오르면 무안군 유일의 자연폭포인 물맞이골이 모습을 드러낸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은 복날이면 마을 아낙들이 폭포수 아래 몸을 맡기던 물맞이 명소였다. 여성들의 물놀이가 쉽지 않던 시절, 농사일에 지친 몸을 치유한다는 명분 아래 남정네들이 묵시적으로 자리를 비켜주던 곳. 물맞이골은 그렇게 고단한 삶을 위로하던 마을의 쉼터였다.
폭포의 물줄기는 연징산에서 시작된다. 산 위 분지에 자리한 연징샘이 연중 마르지 않고 흘러내려 폭포를 이루고, 여름 장마철이면 수량이 불어나 제법 폭포다운 위용을 갖춘다. 아랫마을 큰골(대곡)에서는 뒷산 정상 부근에서 나는 광물질인 ‘산골‘을’ 갈아 먹으면 뼈가 잘 붙는다는 민간요법도 전해 내려왔다. 병원도 귀하던 시절, 이 골짜기는 마을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치유의 공간이었던 셈이다.
치유의 숲으로 다시 태어난 골짜기
예부터 주민들이 몸을 추스르는 공간으로 이용했던 이 물맞이골은 60여 년이 지난 지금, 현대적 산림치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무안군은 2023년 3월 연징산 자락 물맞이골에 ‘무안 물맞이 치유의 숲’을 개장했다. 국비 40억 원을 포함해 총 80억 원을 들여 125ha 부지에 치유센터, 치유숲길, 치유정원, 수(水) 치유시설, 전망대, 자연암 폭포 등을 갖췄다.
물, 향기, 바람을 주제로 조성된 이 숲은 물맞이골의 지형과 수원을 그대로 살려낸 공간이다. 치유센터에는 테라피실과 온열 치료실, 건강측정실이 들어섰고, 산림욕장과 물맞이 폭포, 맨발 황톳길이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숲에는 먼나무와, 느티나무, 이팝나무, 비자나무, 삼나무 등 24종의 수목이 사계절 다른 풍광을 빚어낸다. 노약자도 오르기 쉬운 ‘만남의 숲’에서 시작해 완만한 숲길을 따라가면 물맞이골의 수원인 옹달샘과 소나무·잣나무 군락이 우거진 ‘사색의 숲’에 이른다.
숲길 걷기, 풍욕, 명상은 물론 족욕과 벽천, 자연암 폭포의 풍부한 음이온을 활용한 수 치유 프로그램까지 7가지 맞춤형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옛 아낙들이 폭포수를 맞으며 얻었던 치유의 경험이 현대적인 산림치유 프로그램으로 이어진 것이다.
치유의 숲은 주민들의 호응도 얻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물맞이골 숲 걷기 및 체험행사’에는 이틀간 3000여 명이 찾았다. 참가자들은 산림욕장 잔디밭에서 출발해 청춘공동체정원과 청전임도를 지나 대곡저수지에 조성된 무장애나눔길로 돌아오는 코스를 걸으며 단풍으로 물든 가을 정치를 만끽했다. 휠체어와 유모차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나눔길은 ‘모두를 위한 숲’이라는 치유의 숲의 가치를 보여주는 대표 시설이다. 이와 함께 어린이 물놀이장과 놀이시설, 정자가 갖춰져 유아 숲 체험장으로도 활용되면서, 가족 단위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물맞이골은 휴식과 치유를 함께 누릴 수 있는 대표적인 휴양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남권 유일의 산림복지단지로 향하는 큰 그림
물맞이골의 변신은 이제 시작이다. 김산 무안군수는 “치유의 숲 주변에 2027년까지 숲속야영장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산림휴양시설을 도입해 물맞이골을 산림복지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다녀가는 숲을 넘어 머물며 즐기는 체류형 휴양지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숲속야영장은 기존 수목을 최대한 보존하는 자연친화적 방식으로 조성된다. 치유의 숲에서 낮을 보내고 숲속에서 밤을 지새우는, 온전한 숲속의 하루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같은 산줄기인 연징산 자락에는 총 사업비 300억 원 규모의 공립산림레포츠센터가 추진된다. 무안군이 정부와 국회를 꾸준히 설득한 끝에 내년도 국비가 반영되며 첫발을 뗐다. 서남권 산림레포츠와 교육의 거점이 될 이 시설이 들어서면 무안읍의 남산과 연징산으로 이어지는 산림 휴양·레포츠 벨트가 완성된다.
여기에 무안읍 성동리 일원에서는 전국 최초의 ‘한국 중요 산림식물자원 후계원’이 조성되고 있다.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총 사업비 200억 원을 들여 약 22ha에 조성되는 후계숲은 기후변화로 사라져가는 우리나라 주요 산림식물자원을 보전하는 특화 숲이다. 벤치마킹과 시설 방문객으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폭포가 흘러온 길, 흘러갈 길
이미 문을 열어 많은 주민이 찾고 있는 무안 물맞이 치유의 숲과 청춘공동체정원, 성동지 무장애나눔길이 물맞이골의 오늘을 지키고 있다면 앞으로 조성 될 물맞이 숲속야영장과 서남권 공립산림레포츠센터, 한국 중요 산림식물자원후계원이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이 시설들이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지면 물맞이골 일대는 치유·휴양·레포츠·자원보전 기능을 두루 갖춘 서남권 대표 산림복지단지로 완성된다.
연징샘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폭포를 이루고 있다. 과거 주민들의 쉼터였던 물맞이골은 이제 치유의 숲과 산림휴앙시설을 갖춘 공간으로 변모하며 무안의 새로운 역할을 시작하고 있다.





![[인터뷰] 일로 ‘파마학당’ 졸업생 도길생·정순심 어르신을 만나다](https://muan-senior.com/wp-content/uploads/2026/07/인터뷰-장면-1-218x150.jpg)

![[무안의 전설 ②] 돌아오지 못한 남편…남악신도시 속 마지막 자연부락 ‘안동마을’](https://muan-senior.com/wp-content/uploads/2026/07/KakaoTalk_20260714_145519200-218x15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