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취재=임구빈·문윤진·정병수 기자] 전국 최대 양파 주산지인 전남 무안군의 양파가 건강식품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오랫동안 서민 식탁의 대표 채소로 사랑받아 온 양파는 최근 항산화 작용과 혈관 건강 개선, 면역력 증진 등에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둥근 불로초’라는 별칭까지 얻고 있다.
양파는 백합과 파속에 속하는 작물로 우리나라에서는 파, 쪽파 등과 함께 대표적인 채소로 분류된다. 국내 재배의 기원에 대해서는 중국을 통해 전래됐다는 설과 중동 지역에서 일본을 거쳐 들어왔다는 설 등이 전해진다. 이후 우리나라 기후와 토양에 적응하면서 전국적으로 재배가 확대됐다.
특히 무안군은 경남 창녕군, 함양군 등과 함께 국내 대표 양파 생산지로 꼽힌다. 무안군에 따르면 전국 양파 생산량의 약 20%가 무안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무안읍을 중심으로 시작된 양파 재배는 현경면, 망운면, 운남면, 해제면 등으로 확대되면서 지역 농업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무안 양파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다양한 영양 성분 때문이다. 무안 지역의 황토에는 게르마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 손상을 줄여 각종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양파에는 케르세틴(Quercetin), 황화합물, 비타민C 등 여러 생리활성 물질이 함유돼 있다. 연구에 따르면 케르세틴은 항산화 작용으로 활성산소를 줄이고 세포 손상을 억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자색양파에는 안토시아닌과 케르세틴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혈관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이러한 성분들은 혈관 내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억제하고 혈액순환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당 관리 측면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양파에 함유된 황화합물과 알릴계 성분은 인슐린 작용을 돕고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다만 건강 효과는 개인의 체질과 식습관, 섭취량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어 균형 잡힌 식단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 기능 증진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케르세틴의 항염·항알레르기 작용과 비타민C를 비롯한 항산화 성분은 면역 체계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알린 성분은 비타민B1의 체내 흡수를 촉진해 피로 회복과 체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안군 현경면에서 30년 넘게 양파를 재배하고 있는 한 농민은 “예전에는 양파를 단순한 채소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건강식품으로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혈관 건강과 면역력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꾸준히 소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ㅅ이어 “양파는 매일 먹어도 부담이 적고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어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식품”이라며 “무안 양파는 맛과 저장성이 좋아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생산 현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무안 양파는 2년생 작물로 가을에 파종해 모종을 키운 뒤 늦가을에 본 밭으로 옮겨 심고 이듬해 늦은 봄에 수확하는 작물이다. 재배 기간이 길고 기상 여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봄철 안개가 자주 발생하면 노균병 발생 위험이 높아 적기 방제가 필수적이다.
현경면의 또 다른 양파 재배 농민은 “양파 농사는 겨울부터 수확 때까지 사실상 쉬는 날이 없다”며 “비가 온 뒤 방제를 제때 하지 못하면 병해가 확산돼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료값과 농약값, 인건비는 계속 오르는데 양파 가격은 생산량에 따라 크게 변동해 농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량은 일반적으로 200평 기준 20kg들이 양파망 200~250개 정도가 수확된다. 올해 무안농협과 계약재배를 체결한 일부 농가는 20kg 한 망당 약 1만3000원 수준에 수매되고 있지만, 일반 농가의 경우 1만원 안팎에 거래되는 사례도 있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0년 가까이 양파 농사를 지어온 한 농민은 “계약재배 농가는 일정 수준의 가격을 보장받지만 일반 농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 변동이 크다”며 “풍년이 들면 가격이 하락하고, 흉년이 들면 생산량이 줄어드는 상황이 반복돼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안 양파는 전국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지만 정작 농가 소득은 여전히 불안정한 실정”이라며 “안정적인 소득 보장을 위한 가격 안정 정책과 소비 촉진 대책이 마련돼야 농촌의 발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강식품으로서의 가치와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농산물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무안 양파. ‘둥근 불로초’라 불릴 만큼 뛰어난 효능을 인정받고 있는 무안 양파가 경쟁력 강화와 농가 소득 안정적 보장으로 농민들의 삶에 희망을 안겨주는 대표 농산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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