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게 펼쳐진 일로 영화농장 전경 과거 바다가 오늘날 무안의 황금들녘으로 변모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사진=현제 드론

[공동취재=박천행·박관섭·김정복 기자] 무안군 일로읍에 위치한 영화농장은 바다를 막아 새로운 농토를 일군 전남의 대표적인 간척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10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무안 농업의 변화와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역사적 공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농장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 일본인 대지주 히토미가 영산강 하구의 갯벌을 막아 조성한 대규모 간척농장에서 출발했다. 당시 약 467ha(141만여 평)에 이르는 농경지가 새롭게 만들어졌으며, 전남에서도 손꼽히는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간척사업이 진행되면서 용산리 농장마을을 비롯해 청룡, 연화동, 백호동, 도덕리, 복룡리 두레미, 의산리 돈도리, 장기동 등 주변에 새로운 마을이 형성됐다. 전국 각지에서 이주해 온 소작농 400여 가구가 이곳에 정착해 벼농사를 시작하면서 영화농장은 일로 지역의 농업과 경제 활동을 이끄는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당시 농민들의 생활은 넉넉하지 않았다. 높은 소작료와 열악한 생활환경 속에서 주민들은 염분이 남아 있는 땅을 개간하고 배수로를 정비하며 농지를 일구어야 했다. 척박한 간척지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으로 바꾸기까지 농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광복 이후 영화농장은 농지개혁을 거치며 농민들에게 농지가 분배됐고, 주민들은 비로소 자신의 땅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이후 영산강 하구언 건설과 대규모 농업기반 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일로와 삼향 일대의 농업 환경은 크게 향상됐다.

오늘날 영화농장은 비옥한 논이 펼쳐진 넓은 평야를 자랑하는 무안의 대표적인 곡창지대로 남아 있다. 드론으로 내려다본 드넓은 들녘에는 사계절의 변화가 고스란히 담긴다. 봄에는 연둣빛 모가 들판을 채우고, 여름에는 푸른 벼가 물결을 이루며, 가을이면 황금빛 들녘으로 변한다.

지역 향토사 연구자들은 영화농장을 단순한 농경지가 아닌 간척의 역사와 농민들의 삶이 함께 담긴 현장으로 보고 있다. 한 연구자는 “영화농장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바꾼 개척의 역사와 농민들의 피땀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역사 현장”이라며 “간척의 과정과 주민들의 삶을 후세에 전하는 역사·교육 자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안군과 지역 문화계에서는 영화농장의 형성과 간척 과정, 주변 마을의 변화 등을 보여주는 사진과 문서 등 관련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발굴·보존해 영화농장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지역의 역사교육 자료와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화농장 간척지 축조 모습. 사진=국가기록원

1930년대 영화농장과 농장마을에서 벼를 수확하는 주민들의 모습. 사진=무안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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