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취재=임구빈·양기홍·김정복 기자] 고향으로 돌아와 양봉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70대 노부부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무안군 일로읍 광암리에 거주하는 김호관(70세) 씨와 부인 서성자(69세) 씨다. 두 사람은 13년 전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짓는 한편 양봉을 시작했다. 도시에서 여러 사업을 하며 생활하던 중 건강이 좋지 않았던 것이 귀촌을 결심한 계기가 됐다.
고향으로 돌아온 부부는 농사와 함께 본격적으로 양봉을 시작했다. 한때는 벌통 150여 군을 운영하며 전국의 꽃을 찾아다니는 이동양봉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장거리 이동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건강과 관리 여건에 맞춰 현재는 100여 군 규모로 양봉을 이어가고 있다.
김 씨 부부의 양봉장은 승달산 자락과 몽탄면 경계에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다. 주변에 야산이 많고 인근에는 파군다리 큰 저수지가 자리하고 있다. 북쪽으로는 병풍처럼 이어진 산이 북풍을 막아주고, 남쪽으로는 넓은 농경지가 펼쳐져 있어 꿀벌이 활동하기에 좋은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봄철에는 매화와 아카시아꽃이 피고, 이후 헛개나무꽃과 밤나무꽃 등이 차례로 꽃을 피운다. 여기에 주변 야산의 야생화까지 더해지면서 계절에 따라 꿀벌이 꿀을 모을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밀원환경이 조성된다.
부부는 이러한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좋은 품질의 벌꿀 생산에 정성을 쏟고 있다. 주로 봄철에 채밀하며, 아카시아꿀을 비롯해 야생화에서 얻은 잡꿀과 기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헛개나무꿀 등을 생산한다. 한 해 채취량은 약 7드럼 정도다. 벌꿀뿐 아니라 화분과 프로폴리스, 로열젤리 등 다양한 양봉 산물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양봉이 늘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자연 속에서 벌을 키우는 만큼 야생동물과 해충의 피해를 막는 일도 중요한 과제다. 인근 야산에서는 멧돼지와 오소리가 양봉장 주변을 찾는 경우가 있고, 여름철에는 말벌과 잠자리 등 꿀벌을 위협하는 곤충의 피해도 발생한다.
특히 말벌은 꿀벌을 공격하는 대표적인 천적이다. 김 씨 부부는 양봉장 주변을 수시로 살피며 말벌을 잡거나 쫓고 벌통을 점검하는 등 피해 예방에 힘쓰고 있다.
벌꿀 채취가 대부분 끝난 요즘에도 부부의 일상은 바쁘다. 양봉장 주변을 살피고 벌통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야생동물의 접근을 막고 꿀벌을 위협하는 곤충을 퇴치하기 위해 주변 야산을 오르내린다.
얼핏 보면 힘든 농촌 일이지만 김 씨 부부에게는 오히려 건강을 지키는 운동이자 생활의 활력소다.
김호관 씨는 “꿀벌을 자식처럼 생각하고 정성껏 돌보고 있다”며 “벌통을 관리하는 일이 힘들기는 하지만 노년의 건강을 챙기면서 할 수 있는 소일거리로는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에서 생활할 때보다 고향에 내려와 자연 속에서 벌을 돌보며 사는 지금이 마음도 편하고 건강도 좋아졌다”며 “경제적인 소득도 얻고 운동도 할 수 있으니 인생 후반기의 즐거움이 두 배가 된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서성자 씨도 남편과 함께 양봉장을 오가며 벌통을 살피고 벌꿀 채밀과 관리 작업을 돕고 있다. 양봉은 두 사람에게 소득을 얻는 일을 넘어 건강을 관리하고 일상을 함께하는 생활이 됐다.
13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시작한 양봉은 어느덧 부부의 삶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김 씨 부부는 앞으로도 무리하지 않는 규모로 양봉을 이어가며, 고향에서 꿀벌과 함께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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