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취재=박천행·이금숙 기자] 무안문화원 이용식 사무국장이 지난 8월 20일 무안문화원 교육실에서 ‘지역 정체성과 문화원의 역할’을 주제로 강의했다.
강의는 이용식 사무국장이 2021년 3월 무안문화원에 부임한 이후 5년 동안 무안의 역사와 문화, 지역의 정체성을 연구하고 고민해 온 내용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이 사무국장은 문화원이 다른 기관과 비슷한 프로그램을 반복하기보다 ‘문화원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임 당시 김수영 무안군 문화관광과장이 “문화원이 좀 다른 일을 했으면 좋겠다. 남이 안 하는 일을 하라”고 했던 말을 소개하며, 이 말이 이후 문화원 운영의 중요한 방향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역문화의 출발점으로 ‘지역 정체성’을 꼽았다.
그는 “내가 누구인지, 우리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지역민의 자긍심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문화행사를 개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안의 역사와 인물, 생활문화, 자연환경 등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기록해 지역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무안의 역사를 연구할 때는 문헌뿐 아니라 유물과 구술자료 등 다양한 자료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안지역에 남아 있는 고인돌과 옹관 등 고고학 자료를 비롯해 마한과 영산강 유역의 역사, 고려 시대 해상세력, 조선 시대 성씨의 유입과 간척, 동학 등 다양한 역사적 자원이 오늘날 무안의 정체성을 형성한 중요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봉대산성과 현산 지역의 해상세력 등을 통해 무안이 서남해안의 역사에서 차지했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안의 문화콘텐츠 개발 방향으로는 소리와 농악, 분청사기, 황토와 갯벌 등을 제시했다.
특히 황토와 갯벌은 단순한 관광자원을 넘어 무안의 생활문화와 역사, 산업을 연결할 수 있는 지역 고유의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원의 인문학 사업 역시 시민 참여에서 전문 연구로 이어지는 단계적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1단계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문화학교와 답사 등 인문활동, 2단계는 심화 학습자를 위한 지역 탐방과 인물 연구, 3단계는 전문 연구자들과 연계한 지역 학술대회와 연구 활동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의(義)·효(孝)·학(學)·예(藝)·정(政) 등 분야별로 무안의 역사적 인물을 발굴하고 연구하는 작업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발굴해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는 것이 문화원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지역문화 정책의 방향도 ‘부수고 새로 짓는 방식’에서 ‘남기고 살리고 잇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무국장은 “무안은 아직 부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것들이 많이 남아 있다”며 “이제는 남아 있는 역사와 자연, 생활문화를 제대로 찾아 이야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문화원이 앞으로 지역학 연구와 시민 인문교육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행정기관의 지역학 전담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문화원이 지역의 역사와 인물, 유물, 생활문화를 조사하고 기록하는 거점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그는 “잘 살자에서 행복하자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경제적 풍요뿐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알고 자긍심을 갖는 것이 오늘날 중요한 자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무안 사람이 아니지만 5년 동안 무안을 공부하면서 엄청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무안이 가진 것을 제대로 알고, 이를 후대에 이어주는 것이 문화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강의는 무안의 역사와 문화자산을 단순히 과거의 기록으로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미래의 문화콘텐츠로 연결하기 위해 문화원이 지역학 연구와 기록, 인문교육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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