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취재=문윤진·최점주 기자] 고향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한 박석면 시인의 첫 시집 『무안』 출판기념행사가 지난 9월 19일 오후 5시 무안군 현경면 어린이집 연못 정원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색소폰 연주와 시 낭송, 북토크, 대담 등으로 진행됐다.
식전 행사에서는 색소폰 연주자 김영태·정일수 씨가 색소폰 공연을 펼치며 행사 분위기를 돋웠다. 이어 오해균 무안문화원장의 축사와 김봉용 씨의 색소폰 연주, 강현주 시인의 시 낭송이 이어졌다. 강 시인은 박석면 시인의 시집 『무안』에 수록된 작품을 낭송했다.
제1부 북토크에는 손수진·이영진 씨와 박석면 시인이 참여했으며, 제2부에서는 박관서 시인이 진행을 맡아 이영진·조진태·유종·김경애 씨가 함께 시집에 담긴 작품과 시인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이날 대담에서는 ‘시가 머무는 저녁, 마음을 잇는 대화’를 주제로 박석면 시인의 작품 세계와 고향, 농촌의 삶, 가족과 인간관계 등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박석면 시인의 삶은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와 농민운동의 현장을 지나왔다. 광주일고 재학 시절 유신철폐운동에 참여했고, 김상진 열사 추도식을 주도하다 학교에서 제적됐다. 이후 민중시인 김남주와 인연을 맺으며 문학에 대한 꿈을 키웠으며, 1978년 ‘함평 고구마 사건’ 당시에는 농민운동의 최전선에 섰다.
그동안 어린이집을 운영해 온 박 시인은 현재 다시 고구마 농사를 지으며 농촌 현장에서 생활하고 있다. 무안동학혁명기념사업회 대표로도 활동하며 지역의 역사와 농민의 삶을 알리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이번 시집에는 이러한 삶의 경험과 고향에 대한 기억, 농촌의 일상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꾸밈없는 언어로 담겼다.
「귀환」은 잃어버린 고향과 어린 시절의 기억을 돌아보며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삶의 뿌리를 되찾고 싶은 마음을 담은 작품이다. 소를 몰고 오르던 언덕길과 둠벙, 고구마밭, 밭을 매던 어머니의 모습 등 구체적인 기억을 통해 지나간 시간을 되살려낸다.
「언제 어디에서 다시 만나랴」는 부부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갈등을 소재로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관계의 의미를 되묻는다. 이불과 보일러 온도, 침대 문제 등 평범한 생활 속 이야기를 해학적으로 풀어내면서 인생 후반기의 관계와 소통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표제작 「무안」은 고향에 대한 시인의 인식 변화를 보여준다. 어린 시절에는 ‘무안’이라는 고향 이름을 말하기가 쑥스러웠지만, 세월이 흐른 뒤에는 삼면이 강과 바다로 둘러싸이고 황토의 생명력이 펼쳐진 삶의 터전으로 고향을 바라본다. ‘무안하다’는 말과 ‘務安’의 의미를 연결해 고향에 대한 인식을 부끄러움에서 자긍심으로 전환한 작품이다.
이처럼 「귀환」은 고향을, 「언제 어디에서 다시 만나랴」는 관계를, 「무안」은 고향에 대한 인식을 다룬다. 세 작품에는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자신의 뿌리와 관계, 그리고 고향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인의 시선이 공통적으로 담겨 있다.
박 시인의 첫 시집 『무안』은 단순히 늦깎이 시인의 첫 작품집이라는 의미를 넘어, 농민운동과 농촌생활, 고향에서의 삶 속에서 길어 올린 기억과 생각을 시로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따라서 시집 『무안』은 고향의 정체성을 새롭게 발견하고, 그 안에서 자존과 긍지를 회복하는 시편들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고향 무안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에는 개인의 기억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농촌의 삶을 기록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 독자들에게 무안이라는 공간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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